제가 지금까지 샀던 이어폰중에 가장 비싼 제품은 보스 사운드트루 인이어(Bose SoundTrue In-Ear) 였습니다.
당시 구매가가 19만 원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쓰고 있는 LG USB DAC + 애플 유선 이어팟이 훨씬 더 음질이 좋습니다. 😂
LG USB DAC은 14,000원이고, 애플 이어팟은 쿠팡에서 17,000원 정도니까 합쳐서 31,000원이네요.
무슨 보스 이어폰 가지고 음질을 얘기하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제가 들어본 세팅 중에는 가장 괜찮아서 몇 달째 이 조합에 정착 중이네요.
좋은 USB DAC의 중요성
애플은 2016년 아이폰7부터 이어폰잭을 제거했습니다. 삼성은 2019년 갤럭시노트10부터 이어폰잭을 제거했고요. 아마 USB DAC이라는 물건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USB DAC 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꼬다리 DAC, 이어폰잭 어댑터, 이어폰 젠더, 동글(Dongle)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DAC란 Digital to Analog Converter의 약자로, 말 그대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입니다. 이어폰잭이 없던 시절에는 스마트폰에 내장되어있었고, 3.5mm 이어폰잭에 이어폰을 꽂으면 아날로그 신호의 일종인 소리가 출력되는 거죠. 물론 지금도 폰에는 DAC가 내장되어있긴 합니다. 스피커로 소리를 출력해야 하니까요. 단지 3.5mm 단자가 없을 뿐이죠. 😅
사실 저는 좋은 음질 하면 이어폰이 좋아야 한다, 음원이 무손실이어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DAC가 좋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요. 실제로 써보니까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비싼 DAC나 앰프가 아니라 14,000원짜리 꼬다리 DAC임에도 불구하고요.
특히 USB DAC으로 음악을 듣다가, 컴퓨터 본체 앞쪽에 있는 헤드폰 단자로 음악을 들으면... 정말 답답함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똑같은 이어폰에 똑같은 음원인데도요.
제가 추천드리는 USB DAC은 LG USB-C 타입 이어폰잭 어댑터(3.5mm) 입니다. 추천의 이유는 저렴한 가격(14,000원), 32bit 384khz 지원, Conexant CX31993 칩셋 사용, 윈도우와 호환 가능, 크레신 제조, 국내 배송 등입니다. 온라인으로는 LG전자 공식 홈페이지, 오프라인으로는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구매했는데, 번호표를 뽑고 직접 엔지니어분께 비품 구매요청을 해야 합니다. 방문 시 재고가 없을 수도 있으니 그냥 온라인 구매가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구글링을 해보니 외국 하이파이 포럼 등에서 활동하시는 분이 있는데, USB DAC 100개 이상을 테스트하고 음질 순위를 매기셨더라고요. 국내에서 유명한 USB DAC 제품들의 순위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템포텍 소나타 HD Pro (TempoTec Sonata HD Pro)
- 9위, 별 4개 반, CS43131 Single
아이바쏘 DC04 (iBasso DC04)
- 18위, 별 4개 반, CS43131 Dual
아이바쏘 DC03 (iBasso DC03)
- 23위, 별 4개 반, CS43131 Dual
졸루 지텔라 MQA (Zorloo Ztella MQA)
- 29위, 별 4개, ES9281AC PRO Single
JCally JM08L iOS MFi
- 34위, 별 4개, Apple MFi C101 Single
메이주 하이파이 오디오 프로 (Meizu HiFi Audio Pro)
- 37위, 별 4개, CS43131 Single + OPA1622
하이바이 FC3 (HiBy FC3)
- 38위, 별 4개, ES9281 PRO Single
오디오퀘스트 드래곤플라이 코발트 (AudioQuest DragonFly Cobalt)
- 53위, 별 3개, ES9038Q2M + 9601 Amp
애플 정품 Type-C 이어폰 어댑터
- 62위, 별 3개, Cirrus Logic 46L06-CWZR
템포텍 소나타 HD II (TempoTec Sonata HD II)
- 67위, 별 2개, ES9270 Single
LG USB DAC과 같은 CX31993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도 순위에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같은 칩셋이라고 동일한 음질은 아니겠으나, 어느 정도 퀄리티는 보장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비가일 (Abigail)
- 10위, 별 4개 반, CX31993 Single
CX-Pro Audio 31993, JCally JM6
- 22위, 별 4개 반, CX31993 Single
전체 리스트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리스트가 수시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순위와 별점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https://andyaudiovault.com/donglemadness/
#donglemadness
andyaudiovault@gmail.com The ranking are based on my personal preferences as a USER, matched with my own equipment. I am NOT a professional reviewer. THIS IS NOT A BUYING GUIDE! INCOMING DONGLES Hi…
andyaudiovault.com
리스트를 보면 네이버에서 9,900원, 17,900원에 판매하는 USB DAC과 같은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도 꽤 높은 순위에 있습니다.
ALC5686을 사용한 제품은 11위에, ALC4020을 사용한 제품은 14위에 위치해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제품들도 음질이 괜찮을 듯합니다. 국내에선 아트뮤 DAC가 ALC4020, 제이앤엘샵 DAC가 ALC5686을 사용하고 있네요.
*2022-08-25 내용추가
이외에도 페리오딕 로듐 (Periodic Rhodium), 마타스튜디오 G2 DAC 또한 ALC5686을 사용했습니다. 알파믹 USB DAC은 ALC4050을 사용했네요.*
좋은 음질을 위한 준비
일단 3.5mm 유선 이어폰이 필요합니다. USB-C 이어폰이나 라이트닝 이어폰은 이미 DAC가 내장되어있기 때문에 외장 DAC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무선 이어폰, 커널형 이어폰, 헤드폰을 싫어합니다. 무선 이어폰은 일단 음질면에서 아웃이고, 커널형 이어폰, 헤드폰은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이렇게 제외를 시키면 가격과 음질을 모두 고려했을 때 3.5mm 애플 유선 이어팟이 베스트 초이스였습니다. 오픈형 이어팟중에 좋다는 VE Monk Plus, 에디파이어도 들어봤는데 이어팟보다 확실히 별로더라고요. 둘 다 극저음이 아예 안 들려요.
이제 USB DAC이 필요한데,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추천드리는 USB DAC은 LG USB-C 타입 이어폰 어댑터입니다.
다음으로 음악 감상 환경이 PC냐, 안드로이드냐, 아이폰이냐에 따라서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PC(Windows)인 경우>
USB-C 포트가 본체에 없는 경우, 네모난 USB 2.0, 3.0 포트를 USB-C 포트로 바꿔주는 젠더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마트에서 "아남 USB Type C to A 골드메탈 변환젠더" 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포트 위치에 따라서 연장선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USB 연장선" 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그냥 3.5mm 이어폰 연장선을 쓰면 음질이 열화 됩니다.
마지막으로 윈도우 소리 설정에서 음질을 최대로 올려줘야 합니다.
"작업표시줄 오른쪽 맨 아래 소리 모양 아이콘 우클릭 - 소리(S) 클릭 - 재생 탭 - 사용 중인 리시버(머리에 거는 수화기, Headphones, 스피커 등) 우클릭 - 속성(P) 클릭 - 고급 탭 - 2 채널, 32비트, 384000Hz (스튜디오 음질)"
이렇게 하면 PC에서의 준비는 끝납니다. WASAPI, foobar2000 등을 쓰면 음질이 더 좋아진다고 하던데, 저는 이걸로도 충분해서 그냥 안 쓰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인 경우>
USB-C 포트가 있는 경우 그냥 그대로 꽂아서 쓰시면 됩니다.
micro USB (마이크로 5핀) 인 경우에는.. micro USB를 지원하는 DAC을 사용하거나 해외직구로 OTG젠더를 사야 하는데,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라서 확답을 드릴 수가 없네요. 저도 서브용 구형 갤럭시가 있어서 다이소에서 파는 5핀 젠더를 써봤는데, 이건 충전용이라서 안 되더라고요.
<아이폰인 경우>
첫번째 방법은 라이트닝 전용 DAC를 구매하는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라이트닝 전용 DAC인 JCally JM08L을 쓰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국내 배송도 가능하고, 가격도 2만 원 정도로 괜찮더라고요. 음질도 좋고요.
두번째 방법은 Lightning to USB-C 변환젠더를 쓰는 방법입니다. 국내에선 졸루 지텔라 젠더가 있고, 알리익스프레스같은 해외직구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런 젠더를 사용하면 USB-C 로 나온 DAC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USB DAC과의 호환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격 또한 졸루 지텔라 젠더의 경우 32,000원 정도로 부담스러운 편이고요.
세번째 방법은 애플 정품 아이폰 카메라 어댑터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아이폰에 카메라 어댑터를 연결해 라이트닝 포트를 USB-A포트로 바꾼 다음, USB-A를 USB-C포트로 바꾸는 젠더를 끼우고, DAC을 연결시킨 다음 마지막으로 이어폰을 연결하면 된다고 합니다... 저도 이건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포기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좋은 음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스피커라면 몰라도, 이어폰 레벨에서는 AAC 320kbps 정도 음질이면 충분하다는 게 정설이더라고요. 제가 직접 들어봐도 FLAC이나 AAC나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AAC 320kbps 음질은 멜론, 벅스, 지니, 바이브 등 대부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아무거나 쓰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유튜브뮤직의 경우는 기본 AAC 128kbps, 고음질 AAC 256kbps 이니 음질은 약간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포티파이(Spotify)의 경우 웹 플레이어는 AAC 256kbps, 데스크톱, 모바일, 태블릿은 최대 AAC 320kbps 입니다. (프리미엄 기준)
저는 LG USB DAC + 애플 유선 이어팟 으로 음악 감상을 해보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더 비싼 제품을 사면 더 좋은 음질로 감상할 수 있겠지만요. 여기서 더 돈을 써도 차이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
아마도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칩셋, 번들 이어폰, 무선 이어폰 등을 쓰시는 분들은 음질에서 확실한 차이를 느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
*2022-07-29 내용추가
지금은 위의 세팅과 함께 비트퍼펙트 재생으로 음악 감상을 하고있습니다. 비트퍼펙트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건지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을 참고해주세요!*
2022.07.29 - [여러가지 생각들] - 음악 감상 시 "비트 퍼펙트(Bit Perfect)" 재생이 필요한 이유
음악 감상 시 "비트 퍼펙트(Bit Perfect)" 재생이 필요한 이유
비트퍼펙트 재생이 무엇이고, 대체 왜 필요할까요? 비트퍼펙트란 한마디로 음원 파일을 "있는 그대로" 재생한다는 의미입니다. 비트퍼펙트를 신경쓰는 이유는 더 좋은 음질로 음악감상을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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